불안한 시대, 그리고 우리 이야기
상하이의 아침. 수백만 직장인들이 피곤한 얼굴로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그들 중 한 명, IT 기업의 프로그래머였던 가오 지레이. 그는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일했지만, 경기 침체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길은… 배달 라이더였다.
이 이야기는 바로 영화 <역행 인생> 속 주인공의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 속 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수많은 '지레이'들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테니까.
하루아침에 배달 라이더가 되다
IT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지레이. 하지만 회사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그를 덮쳤다. 당장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그는 선택의 여지 없이 배달업에 뛰어든다. 그런데…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배달은 그냥 오토바이 타고 음식만 전달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 늦으면 벌금,
🚨 불친절하면 벌금,
🚨 고객이 불만을 제기해도 벌금.
게다가 피할 수 없는 사고 위험과 과로까지…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배달하면 돈은 많이 벌까?
영화 속 지레이는 하루 30건 이상의 배달을 했지만, 그의 첫 달 수익은 고작 1,000위안(약 18만 원). 거기서 벌금까지 떼이면 남는 건 거의 없다. 배달업이 한때는 '고수익'으로 알려졌지만, 경쟁이 심해지고 플랫폼 수수료가 높아지면서 라이더들의 실질 수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 실제로 중국에서는 1,200만 명이 배달업에 뛰어들었고, 그중 800만 명 이상이 생계를 위해 배달을 한다고 한다. 명문대 졸업생도,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도, 모두 같은 유니폼을 입고 거리로 나섰다.
인간 이하의 대우, 그리고 ‘을’의 현실
라이더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비 오는 날에도, 눈 오는 날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배달을 완료해야 한다.
🚨 고객이 응답을 하지 않아도 라이더 책임,
🚨 아파트 보안이 막아도 라이더 책임,
🚨 길이 막혀도 라이더 책임.
이런 구조 속에서 라이더들은 매일 벌금을 물고, 몸을 혹사시키며 살아간다. 영화 속 지레이는 배달 중 다쳐 병원에 갔지만, 그날도 쉴 수 없었다. 왜냐고? 하루라도 쉬면 수입이 ‘0’이 되니까.
그래도 희망을 찾아야 한다
지레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배달 고수들에게 배달 노하우를 배우고, 별점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달 만에 골드 라이더로 승급!
첫 월급의 두 배를 벌며 가족을 지킬 희망을 찾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질투와 견제도 있었다. 플랫폼의 수익 구조는 라이더들끼리 경쟁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결국, 그는 동료 라이더들과 연대하기로 결심하고 라이더들을 위한 자체 앱을 개발하게 된다.
"경쟁보다 공생!"
이제 그는 단순한 라이더가 아닌, 라이더들의 환경을 바꾸는 사람이 되었다.
<역행 인생>, 영화지만 영화 같지 않은 현실
이 영화는 경기 침체로 몰락한 중산층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될 수 있는 사회,
📌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일들,
📌 플랫폼 경제 속에서 '을'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 영화는 단순히 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냉혹한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